달리기를 하며 처음 몸이 버겁다고 느낀 순간
달리기가 처음에는 그냥 참고 가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. 숨이 차도 조금만 버티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. 그래서 달리기를 시작할 때도 크게 걱정은 없었습니다. 힘들면 참고, 더 가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.
그날은 저녁이었습니다. 강변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는데, 바람이 좀 시원했습니다. 몸도 생각보다 가볍게 느껴졌고요. 괜히 기분이 좋아서 평소보다 조금 더 속도를 올려봤습니다. 그때까지만 해도 정말 괜찮았습니다.
처음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. 오히려 속도를 올리니까 더 잘 뛰어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. 발도 가볍고, 리듬도 괜찮았습니다.
근데 그게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.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왔습니다. 공기가 안 들어오는 것처럼 답답했습니다. 순간적으로 당황했습니다.
다리도 갑자기 무거워졌습니다. 발이 앞으로 잘 안 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. 아까까지는 괜찮았는데, 몇 초 사이에 완전히 달라졌습니다.
그때 멈추고 싶었습니다. 솔직히 바로 멈추고 싶었는데, 괜히 몇 걸음 더 버텼습니다. 여기서 멈추면 지는 것 같아서요.
“조금만 더 가보자… 조금만 더…”
근데 그 몇 걸음이 더 힘들었습니다. 버티는 게 아니라 억지로 끌고 가는 느낌이었습니다.
결국은 멈췄습니다. 더 못 가겠다는 느낌이 확 들어왔습니다. 허리를 숙이고 무릎에 손을 짚었습니다. 숨이 너무 가빠서 고개도 못 들겠더라고요.
가슴이 빠르게 움직이고, 숨은 제대로 안 들어오고… 그 상태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.
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
“아… 여기까지구나”
그냥 힘든 게 아니라, 더 가면 안 되는 선 같은 게 느껴졌습니다. 그 전까지는 이런 느낌이 없었습니다. 그냥 힘들면 참고 가면 된다고만 생각했는데, 그날은 달랐습니다.
그때는 그냥 많이 힘들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.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, 그게 한계를 느낀 첫 순간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사람들은 보통 더 버티고 더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. 저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. 근데 그날 이후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.
무조건 버티는 게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. 오히려 멈춰야 할 타이밍을 아는 게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.
그걸 모르고 계속 밀어붙이면, 그 다음이 더 힘들어집니다. 다음 날도 더 힘들고, 다시 뛰는 것도 부담이 됩니다.
요즘은 예전처럼 무조건 더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. 대신 지금 상태를 좀 더 보려고 합니다.
숨이 어떤지, 다리가 어떤지, 몸이 괜찮은지… 그걸 먼저 느끼려고 합니다.
그리고 그 선을 넘기보다는, 그 선을 알아차리는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.
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, 저한테는 그게 더 맞았습니다. 무조건 참고 가는 것보다, 멈추고 다시 가는 게 더 오래 가는 방법이었습니다.
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멈춰섰던 게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. 그 경험이 없었으면, 아직도 무리하고 있었을 것 같거든요.
그때는 그냥 너무 힘들어서 멈춘 거였는데, 지금 돌아보면 그 순간이 기준이 된 것 같습니다. 그날 이후로 달리기를 보는 시선이 조금 바뀌었습니다.
함께 보면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.
처음에는 그냥 힘들었던 기억으로만 남았는데, 지금은 그날이 이어져서 다음 경험으로 연결된 느낌입니다. 위 글도 같이 보시면 흐름이 더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.